남이 섬을 다녀온 날 저녁에 먹었던 정말 오랜만인 월남국수. 처음으로 월남국수를 접한 건 아마도 2003년 무렵, 레이크 타호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의 LA 한인타운에서였을 거다. 월남국수를 처음 접한 나의 느낌은 뭐랄까…… “왜 베트남 사람들은 음식을 갖고 장난을 쳤던 걸까?”였다. 월남국수 국물에서 나오는 특유의 향은 나의 거센 거부감을 자극하며 나의 인내를 시험하는듯한 그런 느낌…… 웬만해서는 돈 낸 음식은 다 먹기 마련인데 이날 나에게는 불가능한 미션과도 같은 음식으로 먼저 다가온 월남국수.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어느 순간부터 종종 그 맛이 떠오를 때가 있었다. 그리고 2005년 다시 시도하는 월남국수. 다시 시도했을 그때 또 한번 맛을 보고 “오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데?” 한다면 그 순간 이미 당신은 월남국수 중독의 문턱에서의 출입증을 예매하고 있는 것과도 같다. (적어도 나와 내가 아는 지인들의 월남국수 경험담을 들어보면 이와 매우 흡사하다.) 그래서 2005년부터 현재까지도 쭈욱 열심히 월남국수를 즐겨먹고 있다. 이날도 저녁으로 뭐 먹을까 하시는 고모부의 말씀에 “글쎄요……”하다가 쌀 국수는 어떠냐고 하셔서 바로 콜을 외쳤다. 그 동안 너무나 그리웠던 메뉴였기에…… 그리하여 찾은 곳이 고모 집과 가까운 위치에 자리잡은 종합운동장 역의 포노이 (Pho Noi). 이날 내가 주문한 음식은 월남국수에 에그롤과 스프링롤들을 주문했다. 이날 저녁은 내내 흥분상태였던 것 같다. 주문하는 내내 드디어 먹을 수 있다는 마음에 흥분, 서빙 해주시는 분의 쟁반에서부터 내려지는 월남국수와 에그롤들과 그리고 스프링롤들을 보면서 흥분, 국수 한입에 흥분, 국물 한입에 흥분, 고깃점 하나 매운 소스에 찍어먹을 때 흥분, 스프링롤을 콩소스에 찍어먹을 때 흥분, 에그롤을 또 다른 소스에 찍어먹을 때 흥분 등등! 아까 언급한 “월남국수 국물에서 나오는 특유의 향”은 미국보다 한국이 덜 센듯했다. 아마 처음 접했을 때 한국에서 월남국수를 접했다면 처음부터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익숙해진 지금은 미국에서 맛보는 강한 향도 괜찮은 듯 음하하하하하하 아 갑자기 사진을 보니 또 월남국수가 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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